횡성군 갑천면에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 있다. 이곳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깊은 연못 옆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옛날에는 신선들이 내려와 놀다 갔다고 한다.
그런데 마귀들이 신선처럼 착한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것을 질투했다. 그래서 두 남녀를 죽였고, 남녀는 너무 슬퍼서 바위로 변했다. 남자는 거북바위, 여자는 정좌바위가 되었다.
또 절터를 지키던 두 마리 호랑이도 죽어서 큰 호랑이 바위와 작은 호랑이 바위가 되었다.
그 뒤 마을의 한 노인이 이 바위를 깨려다가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바위를 없애려고 하면 꿈에 신선이 나타나 말렸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선이 이곳에서 헤어졌다는 뜻으로 이 마을을 '선계'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곳에는 옛날 각림사라는 절이 있었다. 절 근처에 치악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이 있었는데, 그 개울 중간에 나옹소라는 큰 연못이 있었다.
고려 시대에 왕의 스승이었던 나옹이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이 스님이 이곳에 와서 땅을 살핀 후 지팡이를 꽂고 절을 지으면 농사지을 땅이 넓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각림사를 짓고 나서 물을 막아 인공 연못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나옹소다.
나옹소 덕분에 이 주변에 농사지을 땅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나옹소는 나라에 큰일이 생기면 붉은 물이 흐를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실제로 임진왜란과 6.25 전쟁 때 붉은 물이 흘러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횡성군 갑천면에는 횡지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다. 옛날에 운곡 원천석이라는 분이 이 바위에 앉아서 자신의 제자인 태종을 가르친 것을 후회하고 한탄했다.
태종은 왕이 되기 위해 형제들과 싸움을 벌이는 '왕자의 난'을 일으켰는데, 원천석 선생은 자신이 태종을 잘못 가르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로 횡(橫)'과 '가리킬 지(指)'를 써서 횡지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옛날 태종 임금이 스승인 운곡 원천석 선생님을 찾아왔다. 그런데 스승님은 제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승님은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한 분에게 부탁을 했다. 태종이 스승님의 행방을 물으면 반대 방향을 알려달라고 말이다.
할머니는 스승님의 부탁대로 태종에게 스승님이 간 곳과 반대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 덕분에 태종은 스승님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할머니는 임금님을 속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그만 마을 앞의 깊은 연못에 빠져 돌아가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연못을 할머니(노파)가 빠져 돌아가신 연못(소)이라고 해서 '노고소'라고 부르게 되었다.